어제 새벽.. 아내가 배가 아프다고 해서... 확인이나 할 겸 병원을 찾아갔다...

아픈거는 다 지나갔으니, 가지 않아도 되는데, 괜히 간다는 불평을 늘어놓는 아내를 타이르며,

혹시라도 문제가 있는 거면 어떻게 할거냐고 하며, 택시를 타고 갔다... 역시 일본이고 한국이고 택시기사들이 길 속이면서 운전하는 것은 ... 다 똑같은 거 같다. 평소 1000엔이면 갈 길을 1300엔이 나왔다... 시빌... 일본욕을 배워두지 않은게 또 한스럽게 느껴졌다...



별생각없이... 병원의 야간진료실을 찾아서 진찰을 받았는데, 의사가 갑자기 뭔가 그래프가 그려진 종이를 가져와서... 입원을 당장 해야 된다고 한다... 얼떨결에 당하는 거라... 물어봤다... 혹시 이넘이 나의 피같은 돈을 노리고, 입원하라는 거 아냐? 뭐.. 이런 생각으로...

왜 입원을 해야 하느냐? 통원치료도 가능한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하니깐... 더 목소리를 높여서 아직 2달넘게 남았는데, 자궁상태가 1달남은 사람처럼 되어있다고 하면서, 지금 만약 애가 나오면 1.4Kg정도의 미숙아가 태어나고, 이정도의 아이가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 않다고 은근히 협박을 하면서 애아버지로서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듯이 내게 돈너무 밝히지 말고 자식살리는 일에 신경을 쓰라는 듯이 충고도 곁들였다... 돈만 아는 예비아빠가 된 나머지... 다른 것들은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아침에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일단 병실을 하나 빌려 아내를 누이고 곰곰히 생각했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더 큰일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의사의 강권도 있었기에 3일정도의 입원을 생각했다...

아침에 도와준 간호사를 만났는데, 좀 안정되었다고 해서.... 안심을 했다.. 이제 나가도 되는건가.. 뭐 이런 생각으로....

오늘이 휴일이지만, 업무가 있어서 회사에 갈 수 밖에 없어 병실에 누워 있는 아내를 두고 출근을 했다.... 회사에서의 일도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하는 아내가 병원에 누워 있는데.... 안풀리는 도중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다른 의사넘에게 다시 진찰을 받았는데, 어제보다 상황이 더 안좋다면서 2주를 쉬자고 했다. 참고로 하루입원비는 보험을 적용해도 1만엔정도라고 했다... 2주면 14만엔... 이건 어렵다.. 이럴거면 내가 차를 빌려서 일본을 가로질러가서 배로라도 부산에 가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하나도 안아픈데, 병원에 누워 매일 10만원이라는 돈을 쓰는게 무척 못마땅하다는 듯이 내게 집에 가서 쉬겠다고 한다.... 집에 가서 쉴 것 같으면 나도 집에서 쉬게 하겠다.. 넌 집에 가면 또 집안일 할거잖아.. 안돼... 2주는 아니라도... 1주는 있어보자.... 그정도는 예상하려고 했다... 첨과 많이 다른 결론이 나왔지만....



병실에 누워있는 안아픈 아내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정말 부유한 사람을 만났더라면... 이런 걱정을 하게 했을까? 돈아까워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아프지 않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병원에 머무르게 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내게는 왜.... 주어지지 않았을까... 하나님께서 내가 허락하지 않으신거는 알지만.... 왜 내게 허락하지 않았을까?

일본어도 안통하는 아내를 병원에 두고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겪는 것인가?



오늘 아침에 울었다.. 아내를 병실에 두고 잠시 입원중 필요한 물품을 챙기러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계속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집에 와서는 엉엉 울었다. 나에게 과분한 아내가 이처럼 나를 만나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내에게 미안하고 내자신에게 한심해서 ...

아버지 돌아가시고 첫째 추도예배 때 크게 운 이후... 첨이다... 내게 이만큼 이제 아내는 소중하다...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나는 진민경을 사랑한다.



하나님, 제게 넘치는 은혜를 주셔서 좋은 아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8개월로 접어드는 아들을 주신 것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넘치는 은혜를 받고도 감사하지 않는 저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가족에게 온 약간의 괴로움이 ... 또 한번 주님의 은혜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게 하시고, 감사하는 자로 거듭나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언제가 필요한 분량만큼 채워주시는 주님... 도와주시고 인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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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돈마니

2005/05/03 23:07 2005/05/0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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