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레 깨달은 것.

어제가 생일이었다.
아침부터 허둥지둥 집을 나서는 바람에 지갑을 두고 나왔다.. 물론 이건 회사에 도착해서 알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전차에 떨어뜨리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나의 뛰어난 기억력으로 아레(그제)저녁에 양복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두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음하하하

버스를 타고 니시후나바시역으로 나가는 길에 마눌에게서 전화가 왔다. 생일축하한다고 그리고, 멀리있어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끊고 난 다음.. 잠깐 동안 지난 생일들을 어떻게 보내었는지 생각해보았다. 뭐.. 올해의 생일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챙겨주지 않아도 그렇게 외로워하거나 낙담하지 않는 것도 .. 이력이 붙어서 였을 것이다..
본사에 들어와서 한참을 기다린 후, 2006년도 발진대회를 위해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3월1일부터 새로운 곳에서의 출발을 위해, 회사와 면담하고 있는 중이라...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미리 12월 16일 참석을 약속하였기 때문에 .. 부득이 참가하였다.
어쨌든 2월 28일까지는 키스코의 직원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직무이고, 책임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리고, 생일날 혼자 있는거 보다.. 발진대회가면 맛있는 것도 있고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생각도 했다. 사람들은 내생일이 언제인지 모르기 때문에 축하를 받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눈이 아주 많이, 내가 일본에 온 후로 처음 보는, 내리는 가운데 안전하게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바다가 보이는 발진대회장에 도착하였다.
아, 도착하기 전 잠시 쉰 고속도로휴게실에서 집에 전화를 해서 엄마에게 나를 낳아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이걸 꼭 입으로 해야 하나~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입으로 말하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게 훨씬 더 감동적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은 알고 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아버지에게도 이런 고마움과 존경심을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
발진대회 스케줄을 듣고, 식사를 하기 위해 준비된 곳으로 이끌려 갔다. 준비된 식사는 회덮밥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음식중의 하나가 스시인데... 그 스시를 아주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조그만 국그릇을 열었다. 아니, 이런...
미역국이었다. 아침에 마눌의 전화에서도, 휴게실에서의 엄와와의 전화에서도 미역국을 못해줘서 ... 라고 하며 안타까워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보통 미소시루라는 일본 된장국을 주는데, 그리고 이런 곳에서는 조개가 들어 있는 미소시루를 주는데...
맛도 미역국이었다.. 평소 먹는 것보다는 맑은...

불현듯이... 하나님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가 잊고 있던 것이 나를 감동시켰다.
"하나님이 나와 동행하신다."


내가 어느 곳에 있거나 내가 어떤 처지에 놓여져 있더라도... 내곁에서 나와 항상 함께 하시는데... 당신을 잊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내가 아파하고 힘들어 할 때도, 그리고, 내가족에게 큰일이 닥쳤을 때도 항상 그 자리를 지켜주셨는데...
기억도 못하고 동행함도 못느꼈습니다.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항상 나를 위로하시고, 깨닫게 하셔서 감사드립니다.
가족의 안타까움을 아시고 나에게 미역국을 선물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순간에도 당신의 존재하심을 항상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내 가족들 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교회에도 당신의 살아계심과 동행하심이 느껴지길 기도합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미역국을 통해... 제게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
범사에 일어나는 모든 만남과 사건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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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돈마니

2006/01/22 16:17 2006/01/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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