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일어난 일.

수요일 저녁.. 영인이 목욕하는 사진을 찍고, 나는 디카(canon ixy55)를 남방주머니에 넣어두었다. 빨리 영인이를 수건에 싸서 방으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영인이 몸을 닦고... 놀았다(여러가지 노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설겆이하면서 놀기, 영인이 기저귀갈며 놀기 등등).
민경이는 빨래를 하기 위해 ... 빨래감을 모으면서 놀고 있었다. 영광스럽게 내가 입고 있던 속옷을 비롯, 남방도 선정되었다. 선정된 소감은 나중에 밝히겠다. ^^;
나는 기쁘게 벗어... 주었다. 그리고, 또 놀았다(위의 설명 참조..).
물론 벗어주고 난 다음, 뭔가를 입었다. 다른 생각하지 않기를...-.-;

놀고 난 다음, 밥을 먹는데, 빨래통에서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민경이에게 "저게 무슨소리냐?"고 물었다. "부딪힐게 없는데, 이상하다"며 말했다. 자꾸 소리가 나길래, 밥을 먹다가 빨래통을 멈춘 뒤, 빨래들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무엇때문에 소리가 나는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지만, 차가운 물속에 손을 넣고 찾는 어려움때문에, 빠른 시간내에 조사를 완료했다. "빨래에는 큰 문제가 없다!"를 결과로 보고하고, 밥을 먹었다... 그리고, 또 놀았다.

빨래가 끝났다는 빨래통의 비명을 듣고, 민경을 도와 빨래를 빨래통에서 꺼내는데.... 아니, 카메라가 세탁과 탈수를 마친 상태로 빨래통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잘~ 누워있었다. 조금 상처가 있었지만...
천천히 꺼내어, 민경이에게로 와서 디카를 보여주며 "죽어버렸다."라고 했다. 민경이는 안타까워하며, 발을 동동굴렀지만, 나는 태연하였다. 그리고, 말했다. "다시 사면 돼." .. 속으로는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원을 빼고, 죽은 채로 가만두었다. 그리고, 죽은 넘에게는 512M의 메모리가 과분하게 느껴져 빼버렸다. 혹시 메모리는 살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탈수까지 마친 메모리는 물기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그넘, 깨끗하군.." 가지고 있던 메모리카드리더기에 넣고, PC(dell 9100)에 연결하니,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1시간30분이상의 험난한 세탁과 탈수의 과정을 거친 상태였기에... 계속 살아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재빨리 사진과 동영상을 PC로 옮기고, 포맷을 한뒤, 디카 옆에 뉘였다. 다음은 디카...

디카는 세탁과 탈수의 당시 상황이 얼마나 험난하였나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배터리덮개는 부러져 있었고, 뷰파인더의 전면부와 렌즈부는 밀려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전원스위치부분의 스테인레스표면은 벗겨지고, 각 모서리는 거칠게 갈려져 있었고, 각 면은 울툴불퉁하였다. 전원을 넣을 수 없는 상태로, 뷰파인더를 통해 보았는데, 안개필터를 끼운 것(3개정도 겹쳐서)같은 효과를 내고 있었다. '이런 기능은 필요없는데...'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했지만, 그래도 지내온 정이 있기에 일단 배터리덮개를 순간접착제로 붙였다. 순간적으로 붙였는데, 순간적으로 붙어버려서,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이렇게 빨리...

어쨌든 디카는 죽어버렸으니, 다시 사야하는데, 상황이 급했다. 당장 주말에 민경이가 영인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가는데, 디카가 없으면 그동안 나는 영인이 사진을 못보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에 우리집(민경이의 관점에서는 시집)에 있는 디카(Nikon coolpix 3700)를 사용하면 된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집하였다... 음하하하...
내가 웃는 이유? 나중에 나온다. 음하하하

카메라는 3만엔~4만엔사이로 동영상(mpeg4)와 SD카드사용, 500만화소이상을 조건으로 삼고, 목요일 업무(내용-어떤 디카가 내 목적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시장조사 ^^;)를 마치고, 신주쿠(新宿)의 비꾸카메라에 갔다. 2층매장에서 착해보이는 점원1(물건판매점원)을 잡고, 나의 목적에 맞는 디카를 요구했다. 그넘은 내가 다 말하기도 전에 하나의 상품을 소개했다. 멀리에서 가져오지도 않고 내 바로 앞에 있던 펜탁스 옵티오 s6인데, 조건을 하나씩 이야기할 때마다 바로 대답이 나왔다.
"이거, 동영상엠펙4지원해?","예, 그렇습니다,손님","거짓말함 죽어! 확실해?","에무페구4 지원합니다."... 뭐.. 이런식으로... 시종일관 나의 다그치는 듯한 질문과 쩔쩔매면서도 할 말다하는 점원의 대답이 오고 갔다.

펜탁스... optio는 옛날부터 그.. 휴대성 대비 성능면이 괜찮아서 내가 디카를 구입할 때마다 고려하던 모델이었는데 ...
결정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조건에 부합하는 것만으로도 구입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이걸로 가져와라","여기서 조금만기달리십시오","빨랑안오면 나간다" ... 금방 오더군. 그런데, 이넘이 자꾸 나에게 메모리를 사라고 하질 않나, 케이스를 사라고 하질 않나... 시간은 자꾸 가는데.. "다 필요없다.. 그냥 이것만 있으면 된다!"
박스를 열어.. 확인하고, 계산대로 갔다. 카드로 결재하겠다고 하고, 카드를 들이밀었다.

난처한 표정의 점원2(계산대에 있는 점원)이 뭐라고 말했다. 잘안들렸다. "이자식이 카드나 주지... 뭘 중얼거리고 x랄이야, 뭐라고? 다시 말해봐"... "맞았습니다, 손님","맞았다고? 뭐가?","당첨되셨습니다, 손님"... 그제서야 나는 지금이 캠페인기간이고, 100명마다 1명에게 10만엔까지 구입한 물건을 공짜로 준다는 것이 생각났다...
이런 내가 당첨되다니... 첨이었다.

공짜로 물건받고, 또 4000엔상당의 포인트도 받고, 카드로 결재한 금액은 현금으로 돌려받고... 안그래도 현금이 딸리던 판에...

말할 것도 없이 기뻤다...
그리고, 떠오르는게, 내가 꼭 필요한 것을 채워주시는 주님...
이게 생각났다.. 전날 죽어버린 디카는 나에게 꼭 필요한 장치였는데... 그리고, 카드깡처럼 되어서 돌아온 현금은 다음 월급날까지 긴요하게 쓰일 생활비가 되었다.

오늘 십일조를 했다. 포인트는 현금분이 아니라서... 조금 애매했다. 그래서 카메라가격과 함께 조금 더 헌금하였다. 마음으로는 전부 감사헌금으로 내고 싶었지만, 주신 이의 뜻을 생각하여 ^^; 나머지는 생활비로 쓰고 있다...

하나님,감사합니다. 이 간사한 저를 용서하시고, 또.. 주세여^^;
받지 않아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언제나 좋은 결과만을 가지고 감사를 드리는, 아직 아이와 같은 믿음을 이제는 벗어나게 도와주십시오. 언제나.. 제가 살아가는 삶이 곧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게 하십시오.
한국에 있는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그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시간들이 되길 기도합니다.
예수님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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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돈마니

2005/12/18 19:40 2005/12/1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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